노인자살 “개인문제 아닌 사회문제 인식 시급”
노인자살 “개인문제 아닌 사회문제 인식 시급”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2.28 21:06
  • 호수 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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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복지관련 교수 초청 간담회
▲ 대한노인회중앙회는 2월 27일 국내 저명한 사회복지학 전문가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자살 및 실종예방 간담회’를 열었다.

교수들 대한노인회에 구심점 역할 ‘한 목소리’
경로당 노인이 이웃 돌보는 ‘노노케어’ 큰 기대


지난 20년간 무려 14배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선진국 중 최고수준에 오른 노인자살을 예방하려면 노인문제를 사회 공동의 문제로 인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노인회중앙회(회장 이 심)는 2월 27일 국내 저명한 사회복지학 전문가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자살 및 실종예방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창진 전 한성대교수(낙산복지정책연구회장)는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노인자살사망률을 인구 10만명당 20명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참여, 소통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가 발제한 ‘한국 노인자살 문제점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04년과 2008년 각각 1, 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세우고 특히 2차 대책에선 정신보건서비스 강화와 감시체계 구축 등 주요 10대과제를 선정해 구체적인 추진목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국민들 대부분은 자살예방대책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왔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자살을 단순한 개인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고위험군 파악 후 맞춤형 자살프로그램 마련, 그리고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는 3단계 대책을 세워야만 자살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연구기관 설립,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자살을 사회 공동 문제라는 인식 하에 민.관이 현장에서 고위험군을 밀착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대한노인회가 노인자살 문제를 사회공동 문제로 인식시키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임춘식 교수(한남대)는 전국 6만2000개의 경로당이라는 방대한 조직을 갖고 있는 노인회야말로 노인자살 예방을 시민운동화시킬 수 있는 거대조직이라며 올해 추진과제로 밀고 나갈 것을 주문했다.
전신욱 교수(서경대)도 전국 경로당 수가 6만개가 넘는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경로당이 마을 공동체의 주축이 되어 움직여 준다면 과거 ‘새마을 운동’처럼 상당한 효과를 보지 않겠느냐고 동조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 양성, 연구원 설립도 좋은데 집행기능을 담당할 전담부서를 지자체와 중앙정부에 설치해 예산 운용이 바람직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규탁 효문화연구소 대표는 선진국은 지역사회 자생적인 활동으로 자살예방과 치료를 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노인회가 동원력을 활용해 누구든지 위험에 다다랐을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연계망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정성욱 서울시립요양원장은 “우스개소리로 손주들이 세배돈을 적게 주면 적당히 사시라고 하고 많이 주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한단다. 돈이 없으면 소통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가 됐다”며 노인의 경제형편이 나아지도록 해서 사회적 소통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고 말했다.
김태식 교수(경민대)는 “각 구청에서 자원봉사자들 무료교육을 시켜 50시간이든 100시간이든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순 교수(경기대)는 “자살요인은 질병이나 은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 심리적 위축에서 생긴 우울증에서 비롯된다. 노인회가 경로당, 노인대학 등 노인단체 활동을 활성화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선자 전 서울대교수는 20명 이상 클럽형태로 가입하는 자원봉사 지원 프로그램에 전문가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은 “노인 자살 예방은 정부만 바라보지 않고 노인회가 발 벗고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며 “올해 244개 지회 중 5개지회를 지정해서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는 ‘노노케어’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경로당 노인이 이웃 노인을 찾아 ‘같이 점심 드시러 갑시다’ ‘같이 운동하러 갑시다’ 하면 비슷한 처지여서 자연스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함께 어울리면서 우울증도 치료되고 자살을 막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창진(전 한성대) 김태식(경민대) 성규탁(효문화연구소 대표) 이병순(경기대) 이선자(전 서울대) 이태화(한울촌 너싱홈 이사장) 임춘식(한남대) 원영신(연세대) 원치용(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전신욱(서경대) 정길홍(전 을지대) 정성욱(서울시립노인요양원 원장) 최흥권(한성대) 형성훈(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황진수(위덕대) 석좌교수 등 사회복지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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